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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유전원리 정리

학창 시절 생물 시간에 분명히 배웠는데, 막상 누군가 물어보면 선뜻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가 있습니다. 혈액형 유전도 그중 하나입니다. 부모의 혈액형에 따라 자녀의 혈액형이 결정된다는 건 알겠는데, 그 원리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이번 글에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자

ABO 혈액형은 A, B, O 세 가지 유전자(대립유전자)의 조합으로 결정됩니다. 사람은 부모로부터 하나씩, 총 두 개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쌍을 이룹니다. 이 쌍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혈액형이 정해집니다.

유전자 간에는 우열 관계가 있습니다.

  • A와 B는 O에 비해 우성입니다.
  • A와 B 사이에는 우열 관계가 없고 동등합니다.

이 원칙에 따라 각 혈액형의 유전자 구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A형 : AA 또는 AO
  • B형 : BB 또는 BO
  • AB형 : AB
  • O형 : OO

A형이 AA와 AO 두 가지 경우로 나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O는 열성이기 때문에 A와 짝을 이루면 겉으로는 A형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AO를 가진 A형 부모 둘이 만나면 자녀가 OO, 즉 O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모 혈액형에 따른 자녀 혈액형 예시

몇 가지 경우를 예로 들면 이해가 쉽습니다.

A형(AO) + A형(AO) 부모의 경우, 자녀는 AA(A형), AO(A형), OO(O형)가 나올 수 있습니다. A형 부모 사이에서 O형 자녀가 태어날 수 있는 이유입니다.

A형(AO) + B형(BO) 부모의 경우, 자녀는 AB형, AO(A형), BO(B형), OO(O형) 네 가지 혈액형이 모두 나올 수 있습니다.

AB형 부모는 A 또는 B 유전자만 전달하기 때문에, AB형 부모 사이에서는 O형 자녀가 태어날 수 없습니다.

유전 원리를 벗어나는 희귀 혈액형

혈액형 유전에는 원칙이 있지만, 그 원칙에 딱 맞지 않는 예외도 존재합니다.

cisAB형은 A와 B 유전자가 하나의 염색체에 함께 붙어 있는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 AB형은 부모에게서 A와 B를 하나씩 받아야 하는데, cisAB형은 한쪽 부모로부터 A와 B를 동시에 받습니다. 덕분에 cisAB형 부모와 O형 부모 사이에서도 AB형 자녀가 태어날 수 있어, 유전 원리로는 설명이 안 되는 조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봄베이형(Bombay blood group)은 더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혈액형을 결정하는 H 항원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유전적 변이로, 유전자상으로는 A형이거나 B형임에도 불구하고 검사 결과상 O형으로 나타납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하며, 수혈 시 일반 O형 혈액도 사용할 수 없어 의료 현장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혈액형입니다.

정리하면

혈액형 유전은 A, B, O 세 유전자의 우열 관계와 조합으로 설명됩니다. 부모의 유전자 구성에 따라 자녀의 혈액형 가능성이 달라지며, 통계적 확률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다만 cisAB형이나 봄베이형처럼 일반 원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예외가 존재하기 때문에, 혈액형 유전이 항상 교과서대로 딱 맞아떨어지는 건 아닙니다.